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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연수·세미나] "깨어 있는 그대들, 동학농민혁명 성지 정읍으로 오라!"
    • 관리자
    • 업데이트 2023-10-12 20:18
    • 조회수 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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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읍 동학농민혁명유적지 투어 

                                                

    논둑길을 걸었다. 불빛 하나 없는 너른 들녘이었다. 모기가 옷을 뚫고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종아리와 허벅지, 팔뚝을 긁어대느라 제대로 속도를 내지 못하는 우리에게 선배들은 그깟 모기에 그리 엄살이냐며 지청구를 줬다.  

     

    그날 밤 우리가 걸었던 곳이 어디였는지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는다. 아마도 정읍의 이평면 동진강 주변, 배들평야의 어느 한 논둑이지 않았을까.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확실한 건 ‘대학생 동학농민혁명 유적지 답사’ 일정이었다는 거다. 만석보 터와 전봉준 고택, 황토현 전적 등 그날 밤과 다음날까지 혁명 유적을 답사했다. 선배들은 당시 힘없는 백성들이 왜 그토록 분노했고, 어떻게 폭발했으며 그 앞에서 분노한 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이끌었던 전봉준은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때로는 조곤조곤, 때로는 격한 음성으로 들려줬다. 

     

    30여 년도 더 지난 기억인데, 초중고 수업시간 접했던 것보다 훨씬 더 묵직하고 강렬하게 동학농민혁명을 받아들이고 이해했던 순간이었다.

    정읍은 동학농민혁명의 시작과 전개, 그리고 끝이 있었던 혁명의 상징적 공간이다. 그 자체로 혁명한 거대한 박물관이라 하겠다. 정읍 전체에 42 개소의 유적지가 있는데 이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것이다. 1893년 11월 고부면 대뫼마을의 사발통문 거사계획으로 혁명의 불씨를 지폈고, 혁명의 도화선이 됐던 만석보가 있다. 혁명을 이끌었던 전봉준과 손화중, 김개남, 최경선 등 혁명의 주요 지도자들의 태생지고, 무엇보다 혁명군은 황토현에서 관군과 싸워 첫 승리를 거뒀다. 이 승리로 동학농민혁명은 충청도와 강원도, 황해도, 경상남북도 등 전국으로 들불처럼 번졌다. 정부가 황토현 전승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한 이유다. 

     

    자, 정리해보자. 동학농민혁명은 봉건제도에 맞서 사람 중심의 세상을 외쳤던 근대 민주주의의 뿌리다. 외세에 대항해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애국애족 정신의 표상이다. 이 정신은 항일의병 항쟁과 3.1운동, 4.19 혁명, 5.18민주화운동, 6.10민주항쟁과 촛불 시민혁명으로 이어졌다. 

     

    현실은 어떤가? 2004년 특별법이 제정되고, 2019년 국가기념일이 지정돼 ‘민란’이나 ‘폭도의 반란’이라는 오명은 벗었으나 그 역사를 제대로 기억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혁명정신과 흔적을 계승하고 지키려는 노력 또한 아직 여러모로 부족하다.

     

    혁명의 맏형인 정읍이 앞장서 전국화와 세계화를 위해 세계혁명도시연대회의나 동학농민혁명 명칭과 정신 헌법 전문 포함 촉구 등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제대로 된 위상 정립을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한국기자협회 산하 전국 시도기자협회원 30여명과 함께하는 동학농민혁명 유적 투어를 마련한 이유다. 

    올해는 11월 3일부터 4일까지 진행한다. 고부면 대뫼마을에서부터 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 황토현 전적과 혁명 군상(群像)인 ‘불멸, 바람길’,  노을과 동진강 물결의 어우러짐이 아름다운 만석보 쉼터 등 혁명의 생생한 현장을 둘러보자. 어느 계층보다 지각 있고, 투철한 역사의식과 사명감 있는 이들이기에 의미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원색의 오색 물결 넘실대는 내장산이나 찬바람 불면 생각나는 쌍화차 등 정읍의 자랑을 즐기는 건 덤이리라. 

     

    깨어 있는 그대들, 주저하지 마시라!    

     

                                                                                                                                                                                                                                   <정읍시청 공보팀장 소윤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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