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언론을 위한 통계·탐사보도 전략’교육에 참석하며

 내가 생각하는 기자는 중국집 배달부보다 더 신속, 정확해야 하고 얼음보다 차가운 판단력이 필요하며 핸드폰 액정 필름을 교체할 때보다 더욱 높은 집중력으로 마감에 임해야 한다.

 기자가 되기만 하면 저절로 세상 모든 뉴스를 꿰뚫고 있을 줄 알았지만, 당일 발제 당일 마감의 삶에서 ‘시간 관리’는 즉, 생존이다.

우리는 짧은 시간 안에 최대한의 정보를 얻어야 하며, 한 치 오차의 판단도 허용되면 안 된다. 그것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중압감으로 처음 입사했을 때의 열정과 패기에는 점점 먼지가 쌓여갔다. 이런 번 아웃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가 지난 8월 나에게 찾아왔다.

지난 8월 18일 그랜드힐스턴에서 전북기자협회와 한국언론진흥재단광주지사가 진행한 ‘지역 언론을 위한 통계·탐사보도 전략’ 교육에 참석한 것.

이날 강연을 위해 조장원 호남통계청 통계주사보와 이정원 한국일보 사회부 기자가 전주를 찾았다.

교육은 조장원 호남통계청 통계주사보의 ‘심층보도를 위한 통계자료 제대로 읽어보기’이라는 강연으로 시작됐다.

현장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기자의 자세도 중요하지만, 현장에 적절한 통계자료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 역시 중요하기에 수포자인 나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기회였다.

어느 용도에 쓰일 자료를 어떤 사이트에서 찾아볼 수 있는지에 대한 이론과 함께 수많은 변수 중 내 입맛에 맞는 자료 찾기 등에 관련한 실습이 병행된 수업을 듣다 보면 어느새 머릿속에는 하나둘 아이템이 떠오르고 있었다.

기본적인 이론 수업으로 시작했지만, 아이템 발제에 대입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이어 이정원 한국일보 사회부 기자의 ‘쉽게 접근하는 탐사·기획 보도 노하우’ 강의가 진행됐다.

이날 강연은 이정원 기자가 한국일보 탐사팀에 소속된 지난 1년여의 세월에 대한 이야기로 채워졌다.

매일 저녁 TV 뉴스에서 볼 수 있었던 지난해 8월의 평산마을에서의 이야기부터 이정원 기자에게 ‘이달의 기자상’을 안겨준 아이비 캐슬 취재 과정 등의 이야기로 150여 분이 15분처럼 느껴졌다.

첫 시간처럼 정보전달의 강연이 아닌 마치 전쟁에서 돌아온 장군의 승전보를 듣는 것만 같은 시간이었다.

아무 정보도 없는 ‘무(無)’에서 기사를 만들어 낸 선배 기자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내 열정에 쌓인 먼지가 하나둘 털려, 다시금 ‘몰두’라는 씨앗이 심어지는 느낌이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아무런 정보 없이 떠난 타국에서 맨땅의 헤딩으로 얻어낸 정보가 조금씩 모여 하나의 탐사보도가 될 수 있게 한 취재현장에서 취재원과 형성된 ‘라포르’였다. 그만큼 현장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통계’, ‘탐사보도’ 등 이름에서부터 풍긴 딱딱한 느낌에 경계심이 가득한 마음으로 임했던 강연이었지만, 최근 받아본 연수 중 가장 유익했던 시간으로 기억된다. 

아무리 화났던 기억도 뒤돌아서면 까먹는 금붕어 기억력을 소유해 이날 배운 내용 역시 기억 저편으로 사라질 수도 있지만, 쳇바퀴처럼 굴러가던 일상 속 전환점이 된 이날의 감정을 떠올리며 더욱 발전하는 기자로 살아보고 싶다는 다짐을 했다.

                                                                                                                                                                                                                                            <전북일보 전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