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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연수·세미나] “교육 받아보니… 느끼고 배운 것 한 번씩 되새기는 기자 되길”
    • 전북일보 송은현
    • 업데이트 2023-06-19 18:18
    • 조회수 266
    • 전북일보_송은현.jpg
    • 어렸을 때 바라본 기자는 나와는 전혀 다른 사람들이었다.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기자가 되면 나도 그들과 같아질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다. 어느덧 성인이 돼 나도 기자 명함을 내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하지만 항상 ‘기자가 돼도 나는 그대로인데 선배님들처럼 일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이 머릿속을 복잡하게 한다. 이런 복잡함을 조금은 해소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했다. 
      전북기자협회와 한국언론진흥재단 광주지사에서 지난 2월 17일 그랜드힐스턴호텔에서 저연차 기자를 위한 취재역량 강화 교육을 준비해 참석했다.
      이 날 저연차 기자들을 위해 강현석 경향신문 편집국 차장과 안명규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 팀장, 전진한 알권리연구소 소장이 전주를 찾았다.
      연수는 강현석 경향신문 편집국 차장의 ‘선배에게 배우는 취재 노하우:사건 기사 중심’이라는 강연으로 시작됐다.
      지방지에서 10년, 중앙지에서 10년 도합 20년 기자생활 노하우를 편히 앉아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저연차 기자에겐 더할 나위 없는 기회였다. 
      20년 기자 생활을 듣다보면 어느새 선하게 그려지는 취재현장 속에서 다양한 취재 방법을 손쉽게 배울 수 있었다. 막막한 취재도 어떻게든 우회하며 취재했던 선배 기자들의 이야기들은 저연차 기자로써 말 그대로 ‘꿀팁’이었다.
      강의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은 ‘보도자료 속 차가운 숫자에서 따뜻한 인간의 이야기를 발굴하는 능력이 필요하다’였다. 하루에도 몇 번을 보게 되는 보도자료를 그저 받아쓰기만 하고 있었던 스스로를 반성했다.
    • 또 ‘기자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이 객관적이면 된다’라는 말과 함께 언제나 약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그 편에 서있으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기자로써 사명감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하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

      다음은 안명규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 팀장의 ‘심의사례로 본 바람직한 선거보도’ 강의가 이어졌다. 

      마침 전주을 지역구에서 재보궐 선거가 있어 관심을 흥미롭게 들을 수 있었다. 막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던 선거보도 심의와 관련된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짧은 강의시간이었지만 보도의 공정성과 합리적 차별이라는 애매한 가치 사이에서 기자로써 어떠한 판단을 해야하는지 진지한 고민을 해보기도 하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

      마지막으로 전진한 알권리연구소 소장의 ‘취재 아이템 보고(寶庫) 정보공개청구 활용하기’가 시작됐다. 

      연속된 강의와 이미 정보공개청구를 해본 경험에 지루할 것이라 어림짐작했지만, 강의가 시작되자마자 이내 그런 생각은 눈 녹듯 사라졌다. 

      정보공개청구를 효율적으로 하는 방법과 더불어 정보공개청구정리대장과 국회와 도의회 등에서 의원별 자료요청 목록, 고소고발대장 등을 정리하며 자신만의 빅데이터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알 수 있었다. 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탐사보도를 하는 선배 기자들의 이야기와 그로 인해 사회가 서서히 바뀌어가는 모습들을 들으며 가슴이 뜨거워지기도 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오늘도 사람이 죽었네’가 아닌 ‘그 사람이 왜 죽었을까’하며 관련된 정보를 청구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었다. 

      또 공무원은 사실상 기록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기록이 없다는 것은 일을 하지 않았다는 것과 마찬가지고, 비공개하는 것도 하나의 뉴스거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알았다. 이를 통해 공권력에 물을 수 있는 용기를 길러야겠다는 다짐하게 하는 시간이었다.

       

      가벼운 마음을 가지고 연수를 찾아와도 된다던 협회장님의 문자와 달리 마음 한가득 무언가 묵직한 것이 가슴에 들어온 것 같았다. 배운 것들을 항상 실천할 자신은 없다. 하지만 ‘오늘 느끼고 배운 것들을 살면서 한 번씩 되새길수록 좋은 기자가 되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생각이 복잡했던 머리를 조금은 해소해주는 듯했다. 이어 열심히 기자 생활을 해봐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호텔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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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일보 송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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