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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 [MZ기자 생각은?] 3. mz가 꼽은 이럴 때 선배가 꼰(대)스럽다?
    • 관리자
    • 업데이트 2023-06-16 18:44
    • 조회수 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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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들은 반복적으로 이런 말을 되뇌이곤 한다. “이번 주 뭐하지” 아이템 발제의 지옥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대부분의 기자들. 대부분 초췌하다. 많이들 피곤해 보인다.

    그럼에도 그들은 꿋꿋하게 해낸다. ‘이거 괜찮은 아이템인 것 같은데‘. 비록 그에겐 데일리로 소화하기 괜찮은 아이템이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작성한 기사 몇 줄이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켜 세상에 변화를 만든다.

    모든 기자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사실상 워라벨이 없다. 하지만 그들의 발제 스트레스와 피곤이 늘어날수록 공익은 향상된다. 기사 한 줄에 약자들이 위안을 얻고, 강자들이 긴장한다. 

    지금까지 내가 봐왔던 기자들은 피곤함에 찌든 표정으로 노트북 앞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내가 꿈꾸던 기자의 모습도 바로 그 곳에 있는 듯하다.

     

    # 우리 선배들은 하나부터 열까지 다 꼰대다. 하지만 난 꼰대가 흔히 말하는 것처럼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난 그런 우리 선배들이 좋다. 나보다 더 많은 경험을 쌓고, 실제로 더욱더 많은 시행착오에 부딪혔을 것이다. 그들이 나를 안타깝게 생각하고 자기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가르쳐주려고 하는 것을 누가 나쁘게 볼 수 있을까. 사실 문제점들을 말해주기도 쉽지 않을 터. 만약 이를 나쁘게 생각하는 이가 있다면 자신의 발전 가능성은 앞으론 ‘제로’라고 본다. 또 꼭 그렇게 생각하는 후배를 만나길 바란다. 난 이런 꼰대들을 통해 나를 다듬고 있는 과정에 있다.

     

    # 너무 이른 혹은 너무 늦은 시간대 전화는 싫다. 당연히 큰 사건이나 중요한 일이 있다면 전화하는 게 맞지만, 별 내용이 아니라면 문자를 남겨줬으면 한다.. 하루 종일 사람들에게 시달리는 직업, 일터의 구분이 없는 직업으로 출근 전, 퇴근 후(심야) 시간 정말 소중하다. 또 식폭행하는 선배. 저의 위의 수용 용량은 정해져 있다. 아껴주시는 마음으로 맛있는 한 끼를 사주시는 건 감사하지만, 너무 배부를 때 바닥까지 안 긁어 먹었다고 강압적인 식폭행을 하시면 불편하다. 주말 취재를 모두 끝내고 몇 시간 남지 않은 소중한 주말에 갑자기 불러 출입처 방문하자고 하면 싫다. 모두가 일하는 시간에 가도 되는 거 아닐까? 이 글을 읽고 ‘아니, 일인데?’라고 생각하며 이해 못 하는 당신을 볼 때마다 꼰 레벨 만렙이라 생각한다.

     

    # 미투로 세상이 뒤집혔을 때 세상이 바뀌고 있음을 피부로 실감했다. 세상은 LTE 속도로 빠르게 변하는데 꽉 막혀 소통이 안되는 선배님을 볼 때, 답답함을 느낀다.

    학교의 담이 헐리고 세상은 벽을 허물어 가는데 내 출입처니 간섭하지 말고 관련기사 또한 넘겨줘야 한다며 주장할 때, 내 일이니 상관하지 말라는 선배님을 볼 때, 더 이상 대화하기 싫어 피하게 된다.

    서로 발전하려면 정보도 공유하고 후배가 잘아는 분야라면 배우려고도 해야 하는데 나이로, 직책으로 밀어붙이기만 한 선배님은 꼰대다.


    # 취재 중 마주하게 되는 답답한 순간 중 하나가 바로  '수사 중이라 말해줄 수 없다'는 말을 들을 때인데, 그런 순간마다 한 고참 선배께 들었던 말이 생각난다. 부러우면서도 입이 삐죽 나오는 건 왜일까. 

    "나때는 말이야. 경찰서 유치장에서 피의자 나오라고 해서 이야기 다 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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