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꼰대기자 생각은?] 2. 그렇게도 닮고 싶었던 기자 상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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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슴이 탁 트이는 캠퍼스 잔디 밭. 나의 꿈이었던 ‘기자’라는 직업을 갖고 있는 선배가 막걸리와 두부김치를 가지고 와 ‘건배’를 외친다. 난 생각했다. “멋있다. 나도 나중에 저런 기자가 돼야지” 그 선배는 강한 카리스마를 내 뿜는다. 주눅이 들 정도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했다 “역시 기자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내가 기자를 할 수 있을까. 내 성격과는 맞지 않는 것 같은데” 이런 저런 과정을 거쳐 신문사에 입사했다. ‘카리스마의 대명사’ 그 선배를 출입처에서 만났다. 존경스러울 뿐이다. 공무원들이 선배의 따끔한 지적에 어쩔 줄을 몰라 한다. 다음 날 신문에서 선배의 기사를 봤다. 역시 깔끔하고 날카로웠다. 전날 선배가 지적한 내용은 더욱 날카롭게 묘사돼 있었다. ‘기사의 힘’을 느꼈다.
# 10년 넘게 기자 생활을 하고 있지만 닮고 싶은 선배는 손에 꼽힐 정도다. '언론인'은 사라지고 '직장인' 같은 기자들이 넘쳐나는 지금, 그중에는 기자로서도 인간적으로도 존경할 만한 선배들이 있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어떻게 그렇게 글을 정말 잘 쓰는지 올라가질 못할 높은 산처럼 느껴진다. 여기에 뛰어난 정보력까지 갖춘 선배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런 기자로 성장해야지'라고 결심했다. # 수습기자때는 모든 선배기자들이 다 대단해보였다. 열정이 있으면서 여유가 있어 보였다.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다 닮고 싶었다. 초년생때 기사의 무서움을 느끼며 늘 고민하던 선배가 있었다. 몇 년이 지난 후 그 선배는 어떤식으로든 결과를 만들어내라는 회사의 요구에 쫓겨 고민이 무뎌졌다고 한다. 지금에서는 닮고 싶은 선배가 없다. 닮고 싶지 않은 선배들은 많다. 선배들을 보면 내 미래도 그려지지 않는다. 선배들은 두 부류다. 일에 올인하거나 회사와 자신을 최대한 분리해서 개인시간 챙기기에 집중하거나. 나도 이 기로에 서있다.
# 종군기자인 로버트 카파. 그는 스페인 내전, 제2차 세계대전 등 5개 전쟁에서 종군기자로 활동하며 이름을 휘날린 사진 기자이다. 베트남 전쟁에서 지뢰를 밟고 숨졌다. 그렇게 현장을 지키는 기자가 되고 싶었다. 물론 죽긴 싫다. 그래도 현장에서 쓰러지고 싶은 소망이 있다. # 현장을 누비며 주변에서 놓치는 재료를 모아 멋진 이야기로 세상을 울고 웃게 만드는 기자를 꿈꾸고 있다. 중요한 건 솔로여서는 안 된다. 가정에 소홀하지 않으며 나를 똑 닮은 자녀에게 존경받는 멋진 부모의 모습을 떠올린다. 일과 가정, 자기계발에도 빠짐 없는 바로 그 기자의 모습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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